문화살롱

SCREAM AWARDS 2006

던즐도넛 2006. 11. 18. 02:21

이런 시상식이 있다. 진행자가 시상자를 최고의'son of a bitch'라고 소개하고, 수상자는'fuck the oscar'를 외치며, 축하공연은 록밴드뿐이고, 시상자로 나온 마릴린 맨슨을 보고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객석의 반은 얼굴에 분장을 한 사람들이 자리한 시상식.
무척이나 흥미롭지 않은가?


올해 10월10일에(우리나라 방영은 11/16) 처음으로 열린 영화시상식 "SCREAM AWARDS"는 보는 내내 계속 낄낄거릴만한 요소가 가득한 시상식이었다. 이 시상식은 '권위'있는 다른 시상식(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에서는 무시당하기 쉬운 호러, 고어, 좀비 영화, SF, 판타지, 만화원작 영화들에게 상을 주었다. 왜 진작에 이런 시상식이 만들어지지 않았었을까.


진행자 <그라인드하우스>의 여배우3인방 로자리오 도슨, 로즈 맥고완, 말리 쉘톤
시종일관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생각해보라. "가장 사악한 악당" 부문의 수상자중 한명인 쉐리 문 '좀비'는 남편 롭 '좀비'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고, 최고의 만화작가상을 받은 프랭크 밀러는 자기는 고마운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ㅋㅋ) 그리고 후보작 영상이 나갈때 객석의 몇몇 여성후보자들은 피튀기는 장면때문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심지어 자기가 출연했는데도.ㅎㅎ
수상부문의 명칭에 "잊혀지지 않는 절단 장면"-THE EYE REMOVAL과 THE"HOLY SH%T!"부문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두 부문 모두 수상한 <호스텔>에 경배를..) 어떤 분위기였는지 쉽게 상상이 갈거다.


가장 정상적인 수상소감을 말했던 <슈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루스.
모든 수상자들이 트로피를 저렇게 들었다.ㅋㅋ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말인들 못하겠나 싶었던지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도 막나갔는데 섹시스트 슈퍼히어로 상을 받은 제시카 알바는 슈퍼맨의 거시기 크기에 대해 언급했고,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이 시상식이 너무 좋다며 "퍽더오스카"를 외쳤다. 게다가 "불멸의 락" 부문 수상자는 오지 오스본이었고, 공로상에 해당하는 상은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받았다는 사실. 아참, 여기서 너무나 기쁜 소식 하나는 최초로 공개된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의 새영화인 <그라인드하우스>의 예고편을 보니 <새벽에서 황혼까지>의 분위기에 강도는 훨씬 쎌 것 같다. 이야호~! He's back!!

지난 몇년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각나는 장면이라고는 잭블랙과 윌 패럴의 "넌 지루해 송"밖에 없는 나로서는 다음해가 훨씬 기대되는 스크림 어워드였다. 아울러 빠르게 방영한 XTM에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부턴 모자이크나 편집은 하지 말아주길; 부탁한다.



ps. 이제까지 시상식에 참석한 스타들은 선물을 받는게 관례였으나 올해부터 국세청에서 이 선물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기로 했는데, 이를 빗대어 선물꾸러미를 받으러온 좀비가 세금을 내라는 국세청직원의 목을 물어뜯는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