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tv를 보다가 놀랐습니다. 일밤의 코너중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것들을 보여주는게 있었는데 거기에 나의 제냐가 나오지 뭡니까. 물론 코믹한 쇼맨쉽을 보여줬던 그 동영상때문이었죠.

예브게니 플루셴코(Evgeni Plushenko)를 알게 된건 작년 겨울쯤?. 올초에 열린 토리노 동계올림픽과는 전혀 상관없이; 알게 됐어요.
피겨스케이팅의 꽃은 역시 여자부문 아니겠어요? 그래서인지 남자부문은 관심이 없었고 기껏해야 페어부문정도 봤죠. 그러다 우연히 아마도 토리노 올림픽을 앞두고 올려진 두개의 동영상을 보고 곧바로 이 사람의 팬이 되버렸죠. 하나는 너무나 유명해진 Sex Bomb이고 다른 하나는 Tribute to Nizhinski.

섹스밤은 2001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관객을 위한 일종의 앵콜 공연인 갈라에서 예브게니가 보여준 퍼포먼스였어요. 이미 기량이 절정에 달했었던 이때 나이가 19살이었죠. 갈라는 승부를 확정지은 뒤에 보이는 팬서비스 차원의 공연이기 때문인지 자유로운 내용이 많이 나와요. 예전에 어떤 남자 선수는 연속 덤블링도 하고ㅎㅎ





tom jones의(여자해설자가 처음 시작할 때 리틀 탐 존스라고ㅋ 나중에 근육커스튬을 보더니 탐은 저렇진 않은 것 같다고ㅋㅋ) 노래인 Sex Bomb의 공연은 그런 배경에 완벽하게 부합했던 거 같아요.
해설자들의 대화를 잘 들어보시면 두배로 재밌어요. 특히 여자분.ㅎㅎ 평소엔 차분하게 설명만 하며 기껏해야 감탄사 정도 내뱉는 사람들 아닙니까.하하하.

예술적이고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피겨스케이팅에서 이렇게 흥겨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에 가까웠을 거에요. 몇점차로 1,2등이 갈리고 라이벌끼리 신경전도 대단한 바닥에서 항상 유쾌함을 잃지 않는 예브게니의 평소 성격이 반영된 결과죠. 저 당시에 보지 못한게 무척이나 아쉬워요.ㅠ-ㅠ
어찌됐든 처음 봤을때 한 일주일은 매일 아침에 저 공연을 보면서 상콤하게 하루를 시작했었죠. 이후에도 여러번 저 노래로 앵콜공연을 보여줬지만 역시 처음에 목격한 기대치 않았던 즐거움과는 다르죠.




두번째 동영상은 말이 필요없는 공연. 2004년의 경기였던 니진스키 헌정. 앞의 영상이 예외적 공연이었다면 이번껀 왜 피겨스케이팅이 아름다움의 스포츠인지를 보여줍니다.
안구정화란 말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거죠. 처음 봤을때 정말 전율을 느꼈었는데..


남자스케이터 중엔 더이상 경쟁자도 없이 절대적인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예브게니. "나는 네살 때 엄마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이제 꿈을 이뤘고 모든 타이틀을 갖게 됐다" 던 그는 다음 올림픽도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나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충분히 올림픽 2연패가 가능할 것 같아요. 덕분에 박력있는 남자 피겨스케이팅을 한동안 관심갖고 지켜 볼 수 있겠죠. 여자쪽은 연아양때문에 당연히..;;
짜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그르나 광대일때가 더 좋다-_-;;) 이 남자는 빨리도 결혼을 했죠. 얼마전엔 아들도 얻었다던데.. "제냐~ 정말 축하하고, 왠만하면 아들도 스케이팅 시켜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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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 쓰고 보니 갑자기 왜 존댓말로 썼는지..-_-;
Posted by 던즐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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